나를 그려놓은 그림들 이었는데 어쩐지 모두 그들 자신을 조금씩 닮아 있었다.

누구나 남을 볼 때 자기 모습에 통과시킨다는 점을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 나는 조금 위안이 되었던가. 

아니 조금 슬펐던가. 그런 그림들을 3년 동안 구경하자 나는 내 알몸만은 정말로 잘 그리게 되었다. 

그건 객관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내가 확보한 몇 안되는 진실이었다. 


일간 이슬아 수필집 p137


한권의 서점의 세 번째 책은 <일간 이슬아 수필집>입니다. 한 달에 만 원의 구독료를 받고 매일 자정 즈음 메일로 전송했던 수필들을 모아둔 책입니다. 구독자는 작가가 학자금 대출을 갚을 수 있을 만큼 늘어났습니다. 


수필집에는 복희, 웅이, 하마, 류, 울, 찬희와 같은 이름들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주변인의 이름들로 쓰인 일간 수필들은 3.5cm 두께의 책이 되었습니다. 부분들은 하나의 전체가 되었지만, 작가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한권의 서점은 <일간 이슬아 수필집>과 함께 9월의 단어로 ‘일부’를 선정합니다. 


우리는 마주치는 사람들, 대화의 장면 속에서 여러 의미들을 지나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런 시간이 모여 현재가 되고 어느새 과거가 되어 쌓여갑니다. 

책의 서문에서 작가님이 현재와 과거, 미래의 자신을 현슬이, 과슬이, 미슬이로 지칭하며 각각 다른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한권의 서점 역시 서점이 생기기 이전부터 간직하고 있던 각자의 기억과 일부를 작가님을 통해 용기를 얻어 꺼내어봅니다. 


두 번째 이야기 '일부'


나는 여전히 나의 일부다

나의 1부는 젊은 지금이고

나의 일부는 내 전체의 합이다


2019년 9월


TELLING ABOUT OF <ONE BOOK>

한 줄 생각 2